사찰 벽화이야기 - 1편 팔상성도 1,2 상
Ⅰ. 팔상성도八相成道로 본 부처님 일대기一代記
도솔래의상 兜率來儀相
비람강생상 毘藍降生相
사문유관상 四門遊觀相
유성출가상 踰城出家相
설산수도상 雪山修道相
수하항마상 樹下降魔相
녹원전법상 鹿苑轉法相
쌍림열반상 雙林涅槃相
단양 구인사 설법보전 說法寶殿 천태종 제3대 김도용 종정 "나를 내려놓고 기도해야"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대기 가운데 탄생, 출가, 열반등을 여덟 폭의 그림으로 나타낸 것을 팔상도八相圖라고 합니다. 또 일대기 가운데 가장 중요한 시점이 깨달음의 순간이기도 하며,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인연이 깨달음을 얻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함으로 부처님의 일대기가 곧 깨달음으로 연결되므로 팔상도를 팔상성도 八相成道라고도 부릅니다.
팔상도는 사찰의 팔상전八相殿이나 영산전靈山殿 내부에 많이 봉안되는데, 벽화로서 법당 외벽을 장식하는 소재로도 자주 등장합니다. 각각 ① 도솔래의 ② 비람강생 ③ 사문유관 ④ 유성출가 ⑤ 설산수도 ⑥ 수하항마 ⑦ 녹원전법 ⑧ 쌍림열반의 여덟 장면입니다.
이 여덟 장면은 부처님께서 어떠한 인연으로 세상에 태어나셨으며, 부처님의 성장과 수행과정, 중생제도와 열반들 많은 사건들 가운데 주요한 사실만을 간추려 놓은 것입니다.
도솔래의상 兜率來儀相
도솔은 하늘세상 도솔천兜率天을 일컫습니다. '도솔래의'란 도솔천을 떠난 부처님께서 마야왕비의 몸으로 잉태되는 모습을 의미합니다. 도솔천은 부처님께서 이 땅에 태어나시기 전에 머물던 곳으로, 그곳에서는 호명이라는 이름으로 수행하시며 부처님이 될 인연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부처님에게 호명보살이란 이름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담에는 수 많은 이름들이 등장합니다. 부처님께서도 과거 오랜겁 동안 최상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하셨고, 그 과정에서 여러 이름으로 등장하셨습니다.
배고픈 나찰귀에서 자신의 몸을 바치는 조건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게 된 설산동자, 과거불인 연등부처님에게 꽃을 바치고, 또 진흙길에서는 묶었던 머리를 풀어 펼치며 밟고 가시기를 청한 선혜동자등 부처님의 전생은 수행과 자비의 실천을 몸소 보이시던 진정한 보살이었습니다.
끝없는 수행의 결과로 마침내 부처님이 되시던 때, 그 직전의 모습이 바로 호명보살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늘나라 도솔천에 머물던 호명보살에게 수 많은 하늘의 신들이 찾아왔습니다.
"호명보살이시여, 세상의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이제 부처님이 되어 주십시오." 이렇게 천신들이 간곡하게 청하자, 드디어 인간 세상으로 내려갈 것을 결심하고, 정반왕이 다스리던 카필라국에 태어나기로 정했습니다. 당시 카필라국의 정반왕(淨飯王, Suddhodana 숫도다나)과 마야(摩耶, Māyā) 왕비에게는 20년이 넘도록 왕자가 없었습니다. 왕자가 태어나기를 애타게 기다리던 어느 날, 마야왕비는 여섯 개의 상아를 가진 흰 코끼리가 오른쪽 옆구리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습니다. 왕자를 가지게 될 태몽이었습니다. 이 때 호명보살이 사바세계로 내려오셨던 것입니다.
부처님은 천상의 모든 행복을 다 버리고, 보살의 지위마저 내려 놓으며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났습니다. 인간 세상은 온갖 괴로움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천상의 세상은 너무나 행복한 곳이기에, 오히려 그곳의 중생들은 힘들게 수행을 할 생각을 하지 않게 됩니다. 또한 나쁜 세상이라고 불리는 축생, 아귀, 지옥 같은 곳의 중생이 수행을 한다는 것도 말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오직 행복과 불행이 함께 있는 인간 세상의 중생에게 진리를 수행하는 길이 열려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도 인간의 모습으로서 세속의 모든 쾌락과 장애를 벗어나 능히 깨달음을 이루어, 모든 중생은 마침내 누구라도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참모습을 일깨워 주기 위해서 이 모든 번뇌와 괴로움을 참고 이겨내야만 하는 감인堪忍의 땅, 사바세계로 내려오신 것입니다.
- 비람강생상 毘藍降生相
해산할 날이 가까워지자 마야왕비는 당시에 풍습에 따라 출산을 위해 친정으로 향했습니다. 긴 행렬은 카필라 성에서 멀지 않은 룸비니 동산에 이르러 잠시 쉬어가게 되었습니다. 봄기운 완연한 4월의 동산에는 온갖 나무와 들풀마다 피어난 꽃과 향기로 모든 이들의 심신을 달래주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동산의 이곳 저곳을 거닐며 봄날의 여유를 만끽했습니다.
그때 동산을 거닐던 마야왕비는 한 나무 아래 걸음을 멈추었고, 무지개처럼 길게 드리운 나뭇가지의 끝을 붙잡았습니다. 그 순간 하늘에서는 눈처럼 꽃비가 흩날렸습니다. 때마침 출산의 느낌을 받게 되자, 시녀들은 급히 출산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왕비는 어떠한 산통도 느끼지 않고, 서 있던 자리에서 그대로 아기를 낳았습니다. 사람들은 마야왕비에게 아무런 산통도 없이 출산하게 한 나무를 근심을 없앤 나무라는 의미로 무우수無憂樹라고 불렀습니다.
비람毘藍이라는 말은 룸비니(Lumbini, 藍毘尼람비니) 동산을 뜻합니다. 옛날 인도 말을 소리 나는 대로 한자로 옮긴 음역音譯으로써 비람이라 적은 것입니다. 따라서 비람강생이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셨다는 의미입니다.
오른쪽 옆구리로 태어난 아기는 오른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왼손은 땅을 가리키며,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걷고는 우랑차게 외쳤습니다.
"하늘 위 하늘 아래 내 오직 존귀하나니, 온통 괴로움에 쌓인 삼계三界 의 세상을 내 마땅히 편안하게 하리라."
*삼계 : 불교의 세계관 가운데 하나. 삼유(三有). 미혹한 중생이 윤회(輪廻)하는 욕계(欲界)·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의 세계.
아기의 걸음마다 커다란 연꽃이 피어올라 발을 받들었으며, 하늘과 땅은 진동하였고 온 세상이 밝게 빛났습니다. 하늘에는 오색구름이 피어 오르며 천신과 동자들이 축하하였고, 꽃비가 내리는 가운데 아홉 마리의 용이 물을 뿜어 아기를 깨끗하게 씻겨 주었습니다.
왕자가 때어난 지 닷새가 되자 정반왕은 여러 바라문을 초청해 왕자의 관상을 살피게 하였습니다. 나라를 이끌 왕자와 이 나라의 장래가 궁금했던 것입니다. 왕자를 살펴 본 관상가들은 하나같이 "서른 두 가지의 모양이 잘 갖추어졌으니, 무력을 쓰지 않고도 전 세계를 다스리는 전륜성왕이 되실 상입니다. 왕자님은 어떤 목적이든 다 성취할 것이고, 전륜성왕의 출현으로 이제 이 나라는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라고 아뢰었습니다.
- 전륜성왕轉輪聖王 : 인도신화에서 통치의 수레바퀴를 굴려, 세계를 통일, 지배하는 이상적인 제왕
이에 왕자의 성姓은 고따마(Gotama,瞿曇구담), 이름은 싯다르타(Siddhat-tha, 悉達多실달다)로 지었습니다.
이 말은 '온갖 성스러운 징조를 빠짐없이 갖추어 모든 것을 뜻대로 이룬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왕자가 태어난 지 7일 만에 어머니 마야왕비는 인간세상의 짧은 수명을 다하고, 하늘세상 도리천으로 올라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왕자는 이모였던 마하빠자빠띠(Mahapajapau, 大愛道대애도)의 손에 의해 키워지게 되었습니다.
한편 당시 히말라야 깊은 숲 속에는 아시따Asita라는 선인이 수행을 하고 있었는데, 그는 오랜 수행으로 덕이 높고,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분이었습니다. 어느 날 신통력으로 세상을 살펴보았더니 카필라 왕궁에서 찬란한 기운이 뿜어 나오고, 하늘의 천신들이 환희에 가득 찬 모습으로 왕자의 탄생을 기뻐하며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카필라국에 왕자가 탄생한 것을 알아차린 아시따 선인은 왕자의 얼굴이 몹시 궁금해 서둘러 궁궐로 향했습니다. 급하게 달려와 숨을 헐떡이는 그에게 정반왕이 물었습니다.
"아시따 선인이여, 무슨 일로 이리 급히 오셨습니까?"
"왕자는 어디에 계십니까? 저도 왕자의 얼굴을 뵙고 싶습니다." 아시따 선인은 왕비의 품에서 왕자를 받아 안고, 찬찬히 싯다르타의 얼굴을 살폈습니다. 그리고는 말없이 왕비에게 돌려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갑작스런 아시따 선인의 행동에 정반왕은 깜짝 놀라 물었습니다.
사찰 벽화이야기 제 2편 팔상성도 1.
Ⅰ. 팔상성도八相成道로 본 부처님 일대기一代記
- 도솔래의상 兜率來儀相
- 비람강생상 毘藍降生相
- 사문유관상 四門遊觀相
- 유성출가상 踰城出家相
- 설산수도상 雪山修道相
- 수하항마상 樹下降魔相
- 녹원전법상 鹿苑轉法相
- 쌍림열반상 雙林涅槃相
단양 구인사 설법보전 說法寶殿 천태종 제3대 김도용 종정 "나를 내려놓고 기도해야"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대기 가운데 탄생, 출가, 열반등을 여덟 폭의 그림으로 나타낸 것을 팔상도八相圖라고 합니다. 또 일대기 가운데 가장 중요한 시점이 깨달음의 순간이기도 하며,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인연이 깨달음을 얻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함으로 부처님의 일대기가 곧 깨달음으로 연결되므로 팔상도를 팔상성도 八相成道라고도 부릅니다.
팔상도는 사찰의 팔상전八相殿이나 영산전靈山殿 내부에 많이 봉안되는데, 벽화로서 법당 외벽을 장식하는 소재로도 자주 등장합니다. 각각 ① 도솔래의 ② 비람강생 ③ 사문유관 ④ 유성출가 ⑤ 설산수도 ⑥ 수하항마 ⑦ 녹원전법 ⑧ 쌍림열반의 여덟 장면입니다.
이 여덟 장면은 부처님께서 어떠한 인연으로 세상에 태어나셨으며, 부처님의 성장과 수행과정, 중생제도와 열반들 많은 사건들 가운데 주요한 사실만을 간추려 놓은 것입니다.
- 도솔래의상 兜率來儀相
도솔은 하늘세상 도솔천兜率天을 일컫습니다. '도솔래의'란 도솔천을 떠난 부처님께서 마야왕비의 몸으로 잉태되는 모습을 의미합니다. 도솔천은 부처님께서 이 땅에 태어나시기 전에 머물던 곳으로, 그곳에서는 호명이라는 이름으로 수행하시며 부처님이 될 인연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부처님에게 호명보살이란 이름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담에는 수 많은 이름들이 등장합니다. 부처님께서도 과거 오랜겁 동안 최상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하셨고, 그 과정에서 여러 이름으로 등장하셨습니다.
배고픈 나찰귀에서 자신의 몸을 바치는 조건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게 된 설산동자, 과거불인 연등부처님에게 꽃을 바치고, 또 진흙길에서는 묶었던 머리를 풀어 펼치며 밟고 가시기를 청한 선혜동자등 부처님의 전생은 수행과 자비의 실천을 몸소 보이시던 진정한 보살이었습니다.
끝없는 수행의 결과로 마침내 부처님이 되시던 때, 그 직전의 모습이 바로 호명보살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늘나라 도솔천에 머물던 호명보살에게 수 많은 하늘의 신들이 찾아왔습니다.
"호명보살이시여, 세상의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이제 부처님이 되어 주십시오." 이렇게 천신들이 간곡하게 청하자, 드디어 인간 세상으로 내려갈 것을 결심하고, 정반왕이 다스리던 카필라국에 태어나기로 정했습니다. 당시 카필라국의 정반왕(淨飯王, Suddhodana 숫도다나)과 마야(摩耶, Māyā) 왕비에게는 20년이 넘도록 왕자가 없었습니다. 왕자가 태어나기를 애타게 기다리던 어느 날, 마야왕비는 여섯 개의 상아를 가진 흰 코끼리가 오른쪽 옆구리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습니다. 왕자를 가지게 될 태몽이었습니다. 이 때 호명보살이 사바세계로 내려오셨던 것입니다.
부처님은 천상의 모든 행복을 다 버리고, 보살의 지위마저 내려 놓으며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났습니다. 인간 세상은 온갖 괴로움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천상의 세상은 너무나 행복한 곳이기에, 오히려 그곳의 중생들은 힘들게 수행을 할 생각을 하지 않게 됩니다. 또한 나쁜 세상이라고 불리는 축생, 아귀, 지옥 같은 곳의 중생이 수행을 한다는 것도 말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오직 행복과 불행이 함께 있는 인간 세상의 중생에게 진리를 수행하는 길이 열려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도 인간의 모습으로서 세속의 모든 쾌락과 장애를 벗어나 능히 깨달음을 이루어, 모든 중생은 마침내 누구라도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참모습을 일깨워 주기 위해서 이 모든 번뇌와 괴로움을 참고 이겨내야만 하는 감인堪忍의 땅, 사바세계로 내려오신 것입니다.
- 비람강생상 毘藍降生相
해산할 날이 가까워지자 마야왕비는 당시에 풍습에 따라 출산을 위해 친정으로 향했습니다. 긴 행렬은 카필라 성에서 멀지 않은 룸비니 동산에 이르러 잠시 쉬어가게 되었습니다. 봄기운 완연한 4월의 동산에는 온갖 나무와 들풀마다 피어난 꽃과 향기로 모든 이들의 심신을 달래주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동산의 이곳 저곳을 거닐며 봄날의 여유를 만끽했습니다.
그때 동산을 거닐던 마야왕비는 한 나무 아래 걸음을 멈추었고, 무지개처럼 길게 드리운 나뭇가지의 끝을 붙잡았습니다. 그 순간 하늘에서는 눈처럼 꽃비가 흩날렸습니다. 때마침 출산의 느낌을 받게 되자, 시녀들은 급히 출산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왕비는 어떠한 산통도 느끼지 않고, 서 있던 자리에서 그대로 아기를 낳았습니다. 사람들은 마야왕비에게 아무런 산통도 없이 출산하게 한 나무를 근심을 없앤 나무라는 의미로 무우수無憂樹라고 불렀습니다.
비람毘藍이라는 말은 룸비니(Lumbini, 藍毘尼람비니) 동산을 뜻합니다. 옛날 인도 말을 소리 나는 대로 한자로 옮긴 음역音譯으로써 비람이라 적은 것입니다. 따라서 비람강생이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셨다는 의미입니다.
오른쪽 옆구리로 태어난 아기는 오른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왼손은 땅을 가리키며,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걷고는 우랑차게 외쳤습니다.
"하늘 위 하늘 아래 내 오직 존귀하나니, 온통 괴로움에 쌓인 삼계三界 의 세상을 내 마땅히 편안하게 하리라."
*삼계 : 불교의 세계관 가운데 하나. 삼유(三有). 미혹한 중생이 윤회(輪廻)하는 욕계(欲界)·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의 세계.
아기의 걸음마다 커다란 연꽃이 피어올라 발을 받들었으며, 하늘과 땅은 진동하였고 온 세상이 밝게 빛났습니다. 하늘에는 오색구름이 피어 오르며 천신과 동자들이 축하하였고, 꽃비가 내리는 가운데 아홉 마리의 용이 물을 뿜어 아기를 깨끗하게 씻겨 주었습니다.
왕자가 때어난 지 닷새가 되자 정반왕은 여러 바라문을 초청해 왕자의 관상을 살피게 하였습니다. 나라를 이끌 왕자와 이 나라의 장래가 궁금했던 것입니다. 왕자를 살펴 본 관상가들은 하나같이 "서른 두 가지의 모양이 잘 갖추어졌으니, 무력을 쓰지 않고도 전 세계를 다스리는 전륜성왕이 되실 상입니다. 왕자님은 어떤 목적이든 다 성취할 것이고, 전륜성왕의 출현으로 이제 이 나라는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라고 아뢰었습니다.
- 전륜성왕轉輪聖王 : 인도신화에서 통치의 수레바퀴를 굴려, 세계를 통일, 지배하는 이상적인 제왕
이에 왕자의 성姓은 고따마(Gotama,瞿曇구담), 이름은 싯다르타(Siddhat-tha, 悉達多실달다)로 지었습니다.
이 말은 '온갖 성스러운 징조를 빠짐없이 갖추어 모든 것을 뜻대로 이룬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왕자가 태어난 지 7일 만에 어머니 마야왕비는 인간세상의 짧은 수명을 다하고, 하늘세상 도리천으로 올라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왕자는 이모였던 마하빠자빠띠(Mahapajapau, 大愛道대애도)의 손에 의해 키워지게 되었습니다.
한편 당시 히말라야 깊은 숲 속에는 아시따Asita라는 선인이 수행을 하고 있었는데, 그는 오랜 수행으로 덕이 높고,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분이었습니다. 어느 날 신통력으로 세상을 살펴보았더니 카필라 왕궁에서 찬란한 기운이 뿜어 나오고, 하늘의 천신들이 환희에 가득 찬 모습으로 왕자의 탄생을 기뻐하며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카필라국에 왕자가 탄생한 것을 알아차린 아시따 선인은 왕자의 얼굴이 몹시 궁금해 서둘러 궁궐로 향했습니다. 급하게 달려와 숨을 헐떡이는 그에게 정반왕이 물었습니다.
"아시따 선인이여, 무슨 일로 이리 급히 오셨습니까?"
"왕자는 어디에 계십니까? 저도 왕자의 얼굴을 뵙고 싶습니다." 아시따 선인은 왕비의 품에서 왕자를 받아 안고, 찬찬히 싯다르타의 얼굴을 살폈습니다. 그리고는 말없이 왕비에게 돌려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갑작스런 아시따 선인의 행동에 정반왕은 깜짝 놀라 물었습니다.
"선인이여, 어찌 그렇게 우십니까, 혹여 왕자에게 무슨 일이라고 있습니까"
"아닙니다. 왕자는 결코 불행한 운명을 갖고 태어난 분이 아니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왕자님은 인간 가운데 가장 높은 분, 가장 뛰어난 분입니다. 궁궐에서 왕위를 잇는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전륜성왕이 되어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출가하여 수행을 닦는다면 최상의 깨달음을 얻게 될 것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을 이익되게 하고, 중생을 연민하여 진리의 수레바퀴를 굴릴 것입니다.
다만 저는 너무 늙었으니 왕자님이 최상의 법을 굴리기 전에 죽고 없을 것입니다. 참으로 깨달은 이의 가르침을 듣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 큰 불행입니다. 그래서 지금 슬퍼하는 것입니다."
정반왕에게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혹시 왕자가 출가할지도 모른다는 또 다른 걱정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