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해산에 임하여 고통 받으신 은혜 (임산수고은)
해산에 임하여 고통 받으신 은혜 (임산수고은)
< 아기를 잉태한지 열 달이 다가오니, 순산이 언제일까 손꼽아 기다리네. 날마다 기운 없어 중병 든 사람 같고, 나날이 정신조차 희미해 가는구나. 두렵고 떨려오는 마음을 어찌하나, 근심은 눈물되어 가슴에 가득하네. 슬픔을 머금은 채 주위사람 말하기를, 이러다 죽을까봐 두렵기만 하더이다. >
아기를 낳으실 때 아픔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닐 것입니다. 마치 세상을 구제할 성인이 출현하시면 온갖 박해을 이겨내고 큰 깨달음을 이루시는 것처럼, 그 고통은 누구라도 대신 해 줄 수 없는, 오직 이 세상의 어머니만이 겪을 수 있는 가장 성스러운 고통의 순간입니다.
더구나 의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아이를 낳다가 잘못되는 산모가 많은 형편에, 의술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잘못될 확률이 더욱 높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를 낳는 것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오락가락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출산에 대한 두려운 마음은 산모에게는 곧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두려운 산모는 가족과 친지에게 눈물로써 기대어보고, 떨리는 마음을 주변 사람들에게도 털어 놓지만 누구라도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괴로워하는 산모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그저 다독여줄 뿐입니다. 오로지 자식이 건강히 태어나야 해결될 문제이며, 무사히 산통을 이겨내야 없어질 두려움입니다.
눈물을 훔치시며 애써 의연하려 하시지만, 숨죽여 우시는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귓가에 사무쳐 들려옵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아난과 제자들이 가슴을 저미는 심정으로 슬피 울고 계신 그 모습이 어쩐지 우리 눈앞에 선명히 드러나는 것만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