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자장율사와 금개구리
신라 때 자장율사라는 고승이 있었습니다. 그는 통도사 산내에 있는 자장암이라는 곳에 머물고 있었는데, 어느 날 자장율사는 공양미를 씻으려 암벽 아래 석간수가 흘러나오는 옹달샘으로 갔습니다. 바가지로 샘물을 뜨려다 물속에 있는 개구리를 보고는 손을 멈췄습니다.
"이 놈들 어디 놀 곳이 없어서 하필이면 부처님 계신 절집 샘물을 흐려놓는고?"
그러면서 자장율사는 샘에서 흙탕물을 일으키며 놀고 있는 개구리 한 쌍을 두 손으로 건져 근처 숲 속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또 다시 개구리 두 마리가 샘물에서 놀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 참, 그 녀석들 말을 안 듣는구먼."
자장율사는 이 번에는 개구리들이 다시 오지 못하도록 아주 멀리 갖다 버리고 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다음 날에도 개구리는 또 와서 샘물을 흐려놓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상하게 여긴 스님은 개구리를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보통의 개구리와는 달리 입과 눈가에는 금줄이 선명했고, 등에는 거북 모양의 무늬가 있는 것입니다. 필시 부처님과 깊은 인연이 있는 개구리라 생각하여 자장율사는 개구리를 그냥 샘에서 살도록 놔 두었습니다.
어느덧 겨울이 되었습니다. 겨울이면 개구리는 땅을 파고 들어가 겨울잠을 잡니다. 그런데 겨울잠을 자러 갈 것으로 생각했던 개구리는 눈 내리고, 얼음이 얼도록 그 샘물 속에서 놀고 있는 것입니다.
"안 되겠구나. 살 곳을 마련해 줄 터이니 얌전히 있거라."
스님은 절 뒤 깍을 듯 세워진 암벽을 손가락으로 푹 찔러 큰 구멍을 뚫고, 그 안에 개구리를 넣어 주었습니다.
"너희들은 영원히 죽지 말고 이 곳에 살면서 이 자장암을 지켜다오."
스님은 개구리에게 금와金蛙라고 이름을 지어주고 신통력으로 죽지 않고 계속 바위 속에 살아가도록 했습니다. 지금도 통도사 자장암 뒤 금와석굴에는 금와보살이라 불리는 개구리 두 마리가 1,400년 동안 살고 있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