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가르침을 얻고자 팔을 바친 혜가대사
혜가慧可스님은 중국 선종의 제2대조입니다. 중국 선종의 법맥은 달마대사에게서 시작되었습니다. 혜가스님은 달마대사가 있던 소림사를 찾아가 가르침을 구했습니다.
달마대사는 스승이던 반야다라 존자가 입적하자, 인도에서의 인연은 제자들에게 맡기고 법을 전하러 중국으로 건너 왔습니다. 먼저 양梁나라의 왕이던 무제武帝를 만났으나, 그는 달마대사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고, 대사는 그 길로 소림사少林寺에서 9년이란 긴 세월 동안 면벽面壁하며, 인연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느 해 엄동설한이었습니다. 신광神光이라는 스님이 찾아와 가르침을 청했습니다. 그러나 달마대사는 면벽한 채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무런 답을 듣지 못한 신광스님은 달마대사가 계신 굴 앞에서 꼼짝도 않고, 눈을 맞으며 추운 겨울밤을 지새우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어 밖을 내다보니 어제 찾아 온 스님이 눈 속에 그대로 서있는 것입니다. 대사는 크게 소리를 쳤습니다.
"하룻밤의 얄팍한 덕으로 큰 지혜를 얻고자 하느냐. 너의 믿음을 바쳐 보이거라."
이에 신광스님은 칼을 뽑아 왼팔을 잘랐습니다. 팔이 떨어지자 땅에서 파초 잎이 솟아오르며 팔을 받치는 것입니다. 이에 달마대사는 신광스님을 제자로 받아들이며 법명을 혜가慧可로 바꾸었습니다. 혜가스님은 스승에게 고통에 쌓인 자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달라고 법을 청했습니다.
"그럼 너의 그 마음을 가져와 보거라."
"스승님, 마음을 찾아도 괴로움을 떨칠 수는 없습니다."
"내가 이미 네 마음을 편안하게 했구나."
이윽고 혜가스님은 자신의 불안함과 괴로움을 떨쳐냈고, 스승의 지도아래 용맹 정진한 끝에 달마대사에 이어 중국 선종의 제2대 조사가 되었습니다. 가르침을 구하려는 혜가스님의 용기도 배울 점이 많지만, 달마와의 문답을 통해 우리는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마음은 어디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실체가 없는 것이 마음이지만, 항상 그 자리에 있습니다. 그 마음이 팔을 잘라내는 어려운 결단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이 고통 속에 괴로워합니다. 마음을 찾을 수 없으니 비로소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하신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