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귀자모의 귀의
하리티란 여인이 있었는데, 그는 사람들에게서 아기를 훔쳐 잡아먹는 잔인한 야차夜叉귀신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녀에게도 500명이나 되는 자식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귀자모鬼子母라 불렀습니다.
그 중에서도 막내를 가장 애지중지 여기며, 제 자식은 끔찍이 아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아이를 해치고 다녔고, 마을 사람들은 날마다 불안에 휩싸여 지냈습니다.
왕은 거리마다 경비를 강화했고, 유명한 주술가를 불러 처방을 구했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마을 사람들은 부처님을 찾아와 상황을 말씀드리며 도와 달라고 애원하였습니다.
이튿날 부처님은 탁발을 마친 후 하리티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집에 하리티는 보이지 않고, 아이들만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아이들 중 그녀가 가장 아끼는 막내를 갖고 계시던 발우로 덮어 씌우자 아이는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윽고 하리티가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막내가 없어진 것을 알고는 눈물을 흘리며 이산 저산으로 찾아 헤매고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부처님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발아래 엎드려 말씀드렸습니다.
"부처님, 제 아들이 없어졌습니다. 정말 미칠 것만 같습니다. 제발 자비를 베풀어 아들을 찾게 도와 주십시오."
그러자 부처님은 하리티에게 아이가 몇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하리티는 울부짖으며 자신에게는 많은 아이들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리티야, 많은 아이가 있으면서도 그 중 한 아이라도 보이지 않으니 네 심정이 어떠하냐. 하물며 네가 사람들의 아이를 해치는데, 한 아이가 자신의 전부인 사람들의 심정은 오죽 애가 타고 슬프지 않겠느냐?"
부처님의 말씀에 그녀는 크게 뉘우쳤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발우를 치우고, 아이의 모습을 원래대로 되돌려 그녀에게 돌려주셨습니다. 그녀는 울면서 지난 과거를 뉘우쳐 악업을 끊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할 것을 맹세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