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태전스님과 홍련 (太顚)
대원사- 경북 구미>
태전스님이 아리따운 기생 홍련의 치마에 글을 쓰고 있는 그림이다.
▮ 스님을 파계(破戒)시키려 왔습니다.
중국 당(唐)나라에는 문장가 · 정치가 · 사상가로. 당송 8대가(唐宋八大家)로 당당히 이름 오른 한유(韓愈)라는 대단한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자기주장이 강한 성품 때문에 , 당시의 당나라 왕인 헌종(憲宗)의 미움을 받아 장안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지방으로 좌천되어 오게 된다.
이곳에서도 여전한 성품 때문에 남들과 더블어가는 생각은 없고 자신이 공부한 유교의 도리만이 올바른 것이고
자신과는 다른 부류로 보이는 불교에 대하여는 이유 없이 비방을 하며 지내고 있었다.
마침 그 지방에는 존경받는 태전(太顚)스님이 있다는 말을 듣고, 주위 사람들에게 그 스님을 타락시켜 불교가 하찮은 것임을 증명하겠노라 장담하게 된다.
한유는 자신의 장담을 증명하기 위해 지방에서 가장 젊고 예쁜 홍련(紅蓮)이라는 기생에게 100일 기한을 주면서 스님을 유혹하게 하였다.
한 미모 한다며 제 잘난 맛에 도취된 홍련의 생각도, “그까짓 중하나 꾀는데 뭔 100일씩이나 걸리나” 라며
한유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고 수일 내에 태전스님이 기거하는 곳으로 찾아가. "100일 기도를 하러 왔다"고 수작을 걸어 일단 합숙에 성공하고 스님과의 동거는 시작 된다,
하지만 계획한 100일이 다 가도록 홍련 자신의 목적은 희미해저 가고 오히려 태전스님의 수행에 감화되어 간다.
약속한 마지막 날이 되어 마을로 돌아갈 날이 되자, 홍련은 태전스님에게 삼배를 드리며 자신의 복잡한 심정을 말하니 눈물이 쏟아진다,
“사실은 제가 이 지방으로 새로운 관리로 부임한 한유의 명으로 스님을 파계시키고자 왔는데,
오늘까지 그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마을로 돌아가면 분명 저를 해칠 것 같은데 스님, 저는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그 말을 듣자 태전스님은 홍련에게 속치마를 내어 펼치라 하고는 게송(偈頌)을 써 주면서,
한유가 문장이 뛰어나다고 하니, 이 글을 보여주면 분명 너를 해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마을로 돌아온 홍련은 한유를 만나 태전스님의 게송이 적힌 치마를 펼쳐 보이니,
한유는 그 게송을 한 번 에 읽고 바로 감탄하였다.
十年不下祝靈峰(십년불하축령봉)- 산에 올라 온지 십 년
觀色觀空卽色空(관색관공즉색공)- 색을 보고 공을 보니 색이 곧 공인데
如何一適曹溪水(여하일적조계수)- 어찌 분간 없는 물 한 방울을
肯墮紅達一葉中(긍타홍련일엽중)- 홍련 잎사귀에 떨어뜨리겠는가
▮ 나와 다름에 대한 맹목적 비난...
세상 모든 곳, 그 곳을 지키고 있는 풀 한포기 돌 한조각도 모두가 나름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고 했는데.
무엇이 옳고 또한 무엇이 그르다 할 수 있다는 걸까 ?
태전스님과 홍련의 이야기에서는 믿는 종교가 다르다고 , 출신성분이 다르다고 , 정치성향이 다르다고 , 이래저래 배척하다보면
결국 자기 홀로 남게 됨을 경고 하고 있다.
상대에 대해 문제점을 잘 찾아 낸다고 남들은 나를 우러러 볼 것이라는 생각도
들여다 보면,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도 남들은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아도 속으로는 관심병에 걸려있는 환자로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대화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보다,
그만큼 그의 이야기를 꼼꼼히 들어주는 사람을 더욱 우러러 보게 되는지도 모른다,
상대도 최소한 나만큼이나마 인정해주는 그 마음이 자신을 더욱 고귀하게 만들게 하는
바로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의 마음일 것이다.
▮ 모아보는 태전스님과 홍련
:: 광덕사- 대구 달성
:: 대관음사- 대구 남구
:: 서천사- 경기 평택
:: 용연사- 대구 달성
:: 해인사- 경남 합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