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수하항마-1 (樹下降魔 1) -마왕의 물병
<임허사- 경북 포항>
물병을 사이에 두고 바위자리에 앉아있는 수행자와 실랑이 하고 있는 마구니들의 그림이다.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지배자 마왕 파순(波旬)은 석가의 깨달음으로 세상이 행복해지면 자신의 지배력이 약해 질 것을 걱정하여. 자신의 부하 마군들을 석가에게 보내 온갖 행패를 부리기 시작한다.
때로 몰려온 마군들에게 석가는 자신의 자리 앞에 있는 작은 물병을 가리키며.
‘이 물병을 가져가 보아라! 그러면 내 너의 뜻에 따르겠다.
마군은 때로 달려들어 물병에 밧줄을 걸어 놓고 힘을 주었으나 물병은 꼼짝도 않는다.
석가의 도력을 알아차린 마왕의 부하들은 겁이 나서 하나 둘 도망치기 시작 한다.
▮ 타화자재천 의 세계
마왕 파순이 살고 있는 곳을, 뭐든 내가 원하는 대로 바라는 대로 다 되는 세상이라고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이라 부르고 있다.
능력 있는 부모를 두어 아빠찬스 엄마찬스 다 부리며 뭐든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온 자녀들처럼
지금껏 부족함 없이 자기 뜻대로 살아 온 마왕이 석가모니의 보잘것없는 물병하나를 건드려 보지도 못하고 있으니,
그 마음 얼마나 괴로울까.
‘타화자재천’세상처럼 내 마음먹은 대로 다 이루어지면 행복해서 좋으련만, 현실은 어느 것 하나 만만하지 않다고.
석가모니는 인생의 7째 고통으로 ‘구부득고’(求不得苦) 라고 하였다.
지금껏 그토록 모든 걸 희생하며 열쌤 행복마일리지를 쌓아 보았지만, 행복은 아직도 채워지지 않는 항아리와 같다.
그러니, 욕심덩이 가득한 이 마음부터 덜어내고 비워 내라는 구나.
자꾸 자꾸 덜어내고 비워내어 이 맘 부터 가벼이 될 때면 ..... 어디를 가나 나를 따라오는 그림자와 같이 만족감, 행복감, 즐거움도 날 따라온다고.
괴로움은 빼고 즐거움만 취하겠다는 것은 ‘허상을 쫓는 것이라’고 그는 가르치고 있다.
지혜로운 자는 석가의 성도가 물병 때문이 아니라,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수행의 과정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마왕의 물병’에서는 사소한 ‘물병에 매달려있는 마군 ’의 집착을 통해, 나도 그들처럼 사소한 것에 목숨 걸고 하루하루를 허상을 쫓으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자신을 살펴보게 하는 그림이다.
▮ 다시 보는 마왕의 물병
<도림사-대구 동구>
<법주사-경북 군위>
<서암정사-경남 함양>
<증심사-광주 동구>
<해인사-경남 합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