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심우도 [입전수수 (入廛垂手)]
입전수수 (入廛垂手)
< 맨가슴 맨발로 저자에 들어가니 재투성이 흙투성이라도 얼굴가득 함박웃음
신선이 지닌 비법을 쓰지 않아도 당장 마른나무 위에 꽃을 피우는구나.>
지팡이를 짚고, 때로는 커다란 포대를 메고서 깨달음을 얻은 스님께서 거리로 나섭니다. 집집마다 사람들이 있는 곳이면 찾아가 자비의 가르침을 실천합니다. 여기서 부처님의 전도선언傳道宣言이 떠오릅니다.
"너희들도 또한 사람과 하늘의 속박을 벗어났으니, 마땅히 인간세상을 돌아다녀라. 많은 사람들을 제도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익을 얻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안락을 얻기 위하여. 두 사람이 함께 가지 말라. 또 비구들아, 만약 다른 지역에 이르면 많은 사람을 가엾게 여기고 그들을 거두어들이기 위해 마땅히 법을 설하라." ☞ 『잡아함경 雜阿含經』 『불본행집경 佛本行集經』 등
이처럼 깨달은 후에는 중생들의 이익과 중생들의 안락을 위해 마땅히 연민과 포용, 그리고 진리의 가르침을 베풀어 마땅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곳이 아니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 마을과 거리를 오히려 수행처로 삼아야 합니다.
이는 보살의 수행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보살은 '상구보리 하화중생'을 실천하시는 분입니다. 앞서 '심우'에서 시작하여 '반본환원'에 이르는 과정은 상구보리上求菩提, 즉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 과정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그림인 '입전수수'는 중생을 제도하는 하화중생下化衆生의 수행에 해당됩니다. 여기에 불교의 참된 가치가 잘 드러납니다. 나만이 잘되고자 하는 것은 올바른 수행자세가 아닙니다.
다시 말하지만, 혼자 깨닫는 것은 최고의 깨달음이 아닙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에서 '위없이 두루 바른 깨달음'인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을 뜻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셨습니다.
깨달은 이에는 세상의 이치를 다 터득한 연각緣覺이라는 분도 있고, 홀로 수행하며 깨닫는 독각獨覺이라는 경지도 있습니다. 그러나 뭇 중생들의 진정한 공양을 받는 분은 '무상정등정각'을 얻으신 부처님 뿐입니다.
그래서 깨달은 뒤라도 중생제도라는 다음 단계의 수행과정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법을 깨달은 성인이 되었더라도 중생에게 베풀지 않는다면 우리로서는 그 깨달은 이치를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중생을 제도하고자 커다란 원력을 세우고, 중생들이 살아가는 거리로 나와 대자대비의 손길을 내밀어주시는 분이 바로 보살님이십니다. 이 보살도의 수행을 거쳐야 비로소 온전한 깨달음이 완성되는 것이 바로 입전수수의 참 뜻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