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원효와 의상대사.
사찰 벽화이야기 고승이야기 3. 원효와 의상대사.
해골 무덤가에서 원효스님과 헤어진 의상스님은 계속해서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의상스님은 중국에서 지엄智儼대사의 문하에 들어가 십여 년간 화엄을 공부했습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당시 인근에 도선율사라는 덕 높은 분이 계셨는데 하루는 의상스님을 초청한 적이 있습니다.
도선율사는 수행력이 매우 뛰어나, 하늘에서도 큰 재가 있을 때마다
스님에게 천녀를 보내와 하늘음식으로 만든 천공天供을 바쳤다고 합니다.
그날도 신라에서 온 의상스님에게 대접하기 위해 천공을 기다리고 있는데,
때가 지나도록 음식이 오지를 않는 것이었습니다.
한참동안 천공이 오지를 않자 두 스님은 이런 저런 담소만 나누다 그냥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의상스님이 돌아간 후에야 천녀가 찾아 왔습니다.
도선율사가 오늘은 어째서 이렇게 늦엇는지를 물었습니다.
천녀가 말하기를 "산 입구에 골짜기 가득 신병神兵이 가로 막고 있어서,
들어올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이에 도선율사는 의상에게 신의 호위가 있음을 알고,
그 도가 자기보다 높은 것에 탄복하며 그 공양을 잘 놔뒀다가
다음 날 지엄과 의상 두 스님을 청하여 공양 올렸다고 합니다.
그것은 의상스님께서 화엄을 공부하고 깨달음을 얻었기에
화엄성중華嚴聖衆 즉 여러 신장님들이 의상스님을 호위했던 것입니다.
그 후 하늘의 천공도 이제는 도가 높은 의상스님에게 올려지게 되었습니다.
의상스님은 지엄스님 문하에서 방대한 화엄경을 정리하고
그 핵심만을 요약한 「법성게法性偈」를 집필했습니다.
그리고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의상스님이 귀국했다는 소식에
친한 도반을 맞이하려 원효스님이 찾아 왔습니다.
그런데 그날도 의상스님에게 천공이 올 시간이 되었는데,
원효스님이 방문하자 하늘의 천사들이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원효스님이 떠나자 뒤늦게 천신들이 공양을 갖고 나타났습니다.
"왜 이렇게 늦었는가?"
"저희가 들어가려고 하는데, 번쩍이는 옷을 입은 신장들이 문 앞을 막고 서 있어서
도저히 들어갈 틈이 안보였습니다."
의상스님은 옛날 도선율사의 일이 떠올라 새삼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수행자로서 올바르지 못한다는 사실을 친구였던
원효스님이 꾸짖은 것임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 후부터는 의상스님도 더 이상 천공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