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포대화상의 주머니
포대화상布袋和尙은 원래 법명이 계차스님인데, 커다란 포대布袋자루를 짊어지고 다니며 복을 나눠주시기에 사람들은 스님을 포대布袋화상으로 불렀습니다.
불교의 수행가운데 자비심으로 조건 없이 베풀어 주는 수행을 보시행布施行이라 합니다. 그런데 보시라고 읽지만 한문을 보면 '베풀 포布'자를 씁니다. 따라서 스님에게는 보시를 하는 자루, 포대를 멘 포대스님이라는 별칭이 생긴 것입니다. 그리고 화상和尙이라는 말은 덕이 높은 스승을 높여 부를때 쓰는 호칭입니다.
포대화상은 중국 당나라 때 스님으로, 뚱뚱한 몸집에 항상 웃는 얼굴을 하고 계십니다. 배는 풍선처럼 늘어져 괴상한 모습으로 지팡이 끝에다 커다란 자루를 둘러메고 다녔습니다. 그 자루 속에는 장난감, 과자, 엿 등을 가득히 넣고는 마을을 돌면서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합니다.
포대화상은 행동은 기인과 같았습니다. 무엇이든 주는 대로 받아먹고, 아무데서나 잠을 자면서 자연을 벗 삼아 살았고,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세속 사람들과 차별없이 잘 어울렸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사람들에게 미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했으며, 짓궃은 아이들은 스님 위로 올라타기도 하고 큰 배를 만지거나 커다란 귀를 잡아 당기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스님은 항상 웃음으로 받아넘기고, 아이들과 장난치며 바보처럼 행동하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어떤 사람이 포대화상에게 물었습니다.
"스님! 스님께서는 매우 높은 깨달음을 얻은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스님의 장난스러운 행동을 저희들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찌하여 귀중한 시간을 아이들과 놀고만 계십니까? 정말 스님께서 도를 통달하신 것이 맞습니까?"
그러자 포대화상은 커다란 포대를 땅바닥에다 쿵 소리가 들릴 정도로 집어 던져버렸습니다. 사람들은 스님의 행동에 어안이 벙벙하여 서로 얼굴만 쳐다 보았습니다.
"내가 짐을 내려놓았듯, 그대들도 자신의 짐을 벗도록 하라."
이 말은 사람들이 쉽게 불교수행의 이치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행동으로 보이신 것입니다. 사실 스님은 미륵불의 화신이었다고 합니다. 누구에게나 격의 없이 대했던 모습은 사람들을 교화하기 위한 방편이었습니다.
< "나에게 한 포대가 있으니 허공에 걸림이 없어, 열어 펼치면 우주에 두루하고 호므리면 관자재로다.
천백 억의 몸으로 나투어도 미륵은 미륵일 뿐 언제나 세속 사람들에게 보여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네.">
- 관자재 觀自在 : 관자재란 자비(慈悲)의 화신(化身)으로 온갖 것을 자유 자재로 함을 말하는 것임
포대화상은 이 게송을 남기고 큰 바위에 앉은 채 그대로 입적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느 사찰에서나 포대화상을 모신 곳을 보면, 큰 바위 위에서 커다란 배를 내놓고 앉아 중생을 향해 큰 웃음 지으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