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심우도 [목우 (牧牛)]
목우 (牧牛)
< 채찍과 고삐를 늘 몸에서 떼지 말라 멋대로 걸어서 티끌세계에 들어갈까 두렵도다.
잘 길들여서 온순해지면 고삐 잡지 않아도 저절로 사람을 따를 것이다.>
소를 울타리에 가둬두고 키우는 곳이 목장牧場입니다. '칠 목牧'자는 놓아두고 기른다는 의미로, 그래서 소를 기르는 일을 '소를 친다'라고 합니다. 목우는 말 그대로 소를 풀숲에 자연스레 풀어놓고 기르는 일입니다. 거친 소가 이제 도망가지 않을 정도가 된 것이 동자의 자연스러운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더는 밧줄도 보이지 않습니다. 잘 길들인 소가 더 이상 고삐를 잡지 않아도 주인의 걸음을 따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럼에도 방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늘 째찍과 고삐를 몸에서 떼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 이유는 우리 마음이 과거의 습성, 예전의 탐욕과 성냄 그리고 어리석었던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마음을 정말 마음대로 부릴 수 있게 되었을 때, 비로소 어떤 상황에서라도 흔들림이 없게 됩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소의 몸통이 흰색과 짙은 누런색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또 사찰벽화에 따라서 어떤 소는 머리만 희고 전체 몸통은 누렇거나 검게 물들었고, 또 어떤 소는 절반은 햐얗고 나머지 절반은 검게 그려놓은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어둡게 칠해진 쪽은 여전히 번뇌에 물든 마음이 남아있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반대로 흰색으로 그려진 부분은 마음이 길들여진 정도를 나타냅니다. 따라서 수행이 점차로 무르익어, 바른 마음, 본래의 순백한 상태로 되돌아가고 있는 과정을 소가 서서히 흰색으로 바뀌어 가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