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소아시토 (小兒施土) -보시(2)
<법주사- 경북 군위>
잡아함경(雜阿含經)에 나오는 이야기로 모래밭에서 소꿉장난을 하는 두 아이가 석가모니 일행이 길을 가는 모습을 발견하고 공양을 올린다며 석가모니 앞으로 나아가 자기들이 놀던 모래로 지은 밥을 부처님 발우 안에 담고, 합장하며 기뻐하고 있는 아이들의 그림이다.
▮ 보시의 공덕
모래를 석가모니의 바루에 담으려는 아이들을 본 제자 아난 스님은 깜짝 놀라,
아이들을 나무라기 위해 그들 앞으로 나서자
석가모니는 아난을 세워 말하기를 ‘이 아이들은 순수한 마음의 공양을 올린 공덕으로 내가 열반에 든 지 100년 후에 왕으로 태어날 것이다.’ 라며 환한 미소로 아이들이 주는 모래공양을 즐겁게 받았다.
바루에 넣은 보시는 흙장난으로 보이지만
순간 아이들을 나무랐다면 아이들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었겠지만, 순수한 보시를 기쁘게 받음으로 순수한 마음에 부처의 씨앗을 심었던 것이다
보시는 크고 많음으로 보이는 물질적 가치보다 받는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그만큼 이나 놀라운 결과가 나타난다는 의미로 보인다.
한 마음 가득채운 공양을 올린 아이가 그 행복한 공덕으로 훗날 위대한 왕이 되어 인도를 통일시키고 전역에 팔만사천 개의 탑을 세운 그가 바로 '아쇼카왕'이었다.
▮ 아쇼카왕
인도가 통일되는 과정에 일어난 전쟁의 참상을 목격하고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고 있던 아쇼카왕은 어느 날 수행자의 설법을 듣게 된다.
그날, 왕이 백성을 위해 추구하는 평화는 무기나 군대의 힘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덕치(德治)에 의해서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널리 불법을 펼치며. 불교의 진리를 전파해 백성들이 생활 속에서 불교적 삶을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했다.
오늘날 인도 곳곳에서 발견되는 아쇼카왕의 석주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많다.
“전쟁에 의한 승리보다 자비에 의한 정복이 훨씬 가치롭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선행만 보려고 하고 자신의 나쁜 점은 보려하지 않는다.”
아쇼카왕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느 정도 실천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소아시토’는 모래공양을 올리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통해 상대의 눈높이에 맞추는 대기설법(對機說法)을 설명 하는 그림이다.
▮ 문둥병여인을 도솔천으로 이끈 가섭의 보시
석가모니의 제자 중 가섭은 어느 날 탁발 시간을 놓쳐 공양을 그르치게 되었는데,
마침 그가 지나가는 길에는 어떤 문둥병 여인이 점심으로 준비 한 죽을 막 먹기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가섭은 그 문둥병 여인에게 다가가
‘그 죽을 나에게 보시 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묻자.
그 여인은 너무 놀라고 당황하였다.
모두가 피하는 문둥병자 자신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와, 그것도 자기가 먹고 있던 그 초라한 죽을 보시 하라니
지금껏 얻어만 먹고 살아왔던 자신도 남에게 보시를 할 수 있다는 기쁜 마음에 가섭스님에게 공양을 올리게 된다는 생각이 더해져 순간 너무도 행복했다.
그런데, 때마침 파리 한 마리가 공양을 준비하던 죽그릇에 빠지자
여인은 다급해진 마음에 그 파리를 급히 건지려다 자신의 썩어 문드러져가는 자신의 손가락 하나를 그만 그 죽그릇에 빠뜨리고 문둥병 여인은 크게 탄식한다.
아- 나는 이마져도 되는 게 하나 없구나.
그녀 앞에 빙그레 웃으며 다가선 가섭은 그 죽을 받아 들고 눈 하나 찡그리지 않고 남김없이 다 먹었다.
그 모습에 문둥병 여인의 얼굴에는 기쁨의 눈물이 하염없이 흘려 내렸다.
가섭은 이렇게 문둥병여인이 준비한 죽 한 그릇을 모두 비움으로 그 여인을 극락으로 이끌게 되었다.
남을 위한 보시라는 것은
어떤 물질을 갖고 하는가 보다는, 어떤 마음을 갖고 하는가이다.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밥은 그저 한 끼의 밥에 불가하지만,
지혜와 사랑을 온전히 담은 밥 한 그릇은, 그대로 법(法)이 되어 해탈(解脫)의 양식이 되는 이치다.
가섭이 받아 든 보잘 것 없는 죽 한 그릇에도,
한 사람의 인생이 담기고, 한 사람이 살아 갈 온 우주가 담긴다.
소아시토의 벽화를 통해, 주는 보시만큼이나 받는 보시 또한 얼마나 위대한 자비를 담고 있는지를 깨닫게 한다.
▮ 모아보는 소아시토
<반룡사-경북 고령>
<영화사-서울 광진>
<용연사-대구 달성>
<운문사-경북 청도>
<태고사-충남 금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