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말 조련사와 조어장부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실 때 일입니다.
어느 날 제자들과 길을 걷다가 야생마를 길들이는 말 조련사를 만났습니다.
그는 마을의 촌장으로, 자신의 말 다루는 실력은 명성이 자자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한 눈에 말의 상태를 알아내고, 그에 따라 적절한 조련술로 어떤 말이든지 길들일 수 있습니다."
"말을 길들이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는가?"
"세 가지 방법을 사용합니다. 첫째는 부드럽게 다루는 것이고,
둘째는 거칠게 다루며, 셋째는 부드러우면서도 거칠게 다루는 것입니다."
"만약 세 가지 방법을 다 사용하여도, 말이 길들여지지 않으면 어떻게 하는가?"
"제 명성을 더럽히는 쓸모없는 말이기에 그냥 죽입니다."
이번에는 말 조련사가 부처님에게 여쭈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대장부를 다스리는 최고의 '조어장부'(調御丈夫:산스크리트어 puruṣa-damya-sārathi 부처님의 10가지 이름중의 하나로 이는 모든 사람을 잘 다루어 깨달음에 들게 한다는 뜻, 곧 부처를 일컬음)라고 하는데, 어떤 방편으로 사람들을 다루십니까?"
"나도 세 가지 방법으로 제자를 가르친다. 첫째는 한결같이 부드럽게, 둘째는 한결같이 거칠게, 셋째는 부드러우면서도 거칠게 다룬다."
"세 가지 방편을 모두 사용해도 바른 길로 인도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부처님께서는 어떻게 하십니까?"
"나 역시 세존을 욕되게 하지 못하도록 그를 죽이고 만다."
말 조련사는 깜짝 놀라 부처님께 되물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살생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어찌 제자를 죽인다는 말씀이십니까?"
"바른 길로 인도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더 이상 그와 같이 말하지 않고, 다시 가르치지도 않으며, 훈계하지도 않는다. 이것은 바로 제자를 죽이는 것과 다름이 없다. 내가 한 중생을 구제하려고 해도, 그 중생이 나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면 비록 내가 부처일지라도 그 중생을 구제할 수가 없다." ☞ 『잡아함경』 「지시경 只尸經」
세상에 부처님이 계심에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불자라는 의미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그 말은 곧 불자에게 있어서는 죽음과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처님을 믿고 신행생활을 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참된 불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수행을 꾸준히 이어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게으르지 않고 노력하며 실천해야만 진실한 불자라 불릴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