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빈자1등 (貧者一燈) - 보시(1)
<은적사- 대구 남구>
현우경(賢愚經)에 나오는 이야기로 사위성에서 법회가 열리게 되어 마을 사람 모두 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분주하게 서두르는데 난타(難陀)라는 한 여인은 너무나 가난해서 등하나 들고 갈 수 없음을 한탄하지만 결국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팔아서 등불을 밝힐 기름 한 되를 구하여 법회에 참석하게 된다. 그날 밤 법회는 끝나고 모두 떠난 그 자리에 들고 왔던 그 수많은 등불도 하나 둘 꺼졌지만 그 중 이상하게도 난타의 등불만이 꺼지지 않은 채 새벽까지 남아서 밝게 타고 있었다. 등불이 스스로 다 꺼지기를 기다리며 자리를 지키던 비구들도 이제 돌아가기 위해 하나 남은 그 등불앞에 모여 등불을 끌려고 손으로 바람을 보내거나 옷자락으로 흔들어 바람을 내봐도 여전히 불은 꺼지지 않았다. 의아하게 생각한 비구들은 이유를 석가모니에게 묻자 답하기를 “저 등불은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대비심을 낸 사람의 등불은 꺼지지 않는다” 라 말하고 그 등불을 가져온 난타에게 말 하기를 ‘그대는 먼 훗날 등광이라는 이름을 가진 부처가 될 것이다’ 라며 여인에게 부처가 되기를 예연을 하고 있는 그림이다.
▮ 빈자1등의 가치.
빈자1등이란 가난한 사람의 등불 하나라는 뜻으로 부귀한 사람의 명예욕에 쌓여진 보시(布施) 보다도 가난한 사람의 성의를 다한 보시의 가치가 더욱 크다는 메시지다. 사실, 보시란 있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없어도 할 수 있는 배려의 마음 이라 하지만 단돈 얼마라도 남을 위해 흔쾌히 내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으니 이 또한 연습을 자꾸 해야 한다 보시를 해 보려 해도 쑥쓰러워서, 어찌 할 줄 몰라서, 반응이 두려워서 주저 하고 있다 자꾸 자꾸 주다가 보면받는 기쁨보다 주는기쁨이 얼마나 큰지를 알게된다 주는순간의 나의 기쁨. 그것만으로도 나는 큰 복을 받은 것이다
그렇게 주는 연습을 하다보면 줄 수있는 능력이 생기는 게 세상의 이치다 마음을 허공처럼 비우되, 비었다는 생각에 매이지 말라고 배웠다. 복도 허공과 같아서 찾으면 보이지 않지만, 사실은 내 주위의 허공처럼 늘 상주한다.
보시란 무엇일까?
‘이것이 보시다’라고 입을 열면 이미 보시는 아니다. 그래서 보시란 서원(誓願)이다. 바라는 바 없이 서원을 내는 것이 보시의 마음이다. 신라의 의상스님은 말했다. 사람은 각자의 마음그릇에 따라, 복을 많이 담고 적게 담는다고 우보익생만허공(雨寶益生滿虛空)- 하늘에는 보배가 내리는 비처럼 가득 쏟아지지만, 중생수기극이익(衆生受器得利益)- 자기 딱은 만큼만 그 그릇을 채운다.
- 법성게(法性偈)
▮ 법당에는 등이 참 곱다.
부처님 오신 날이면 사람들은 번뇌와 무지로 가득한 세상을 부처의 지혜로 밝힌다며 법당에 형형색색의 등을 단다. 그래서인지 법당의 등은 그렇게 모인 마음처럼 곱고. 그 고운 빛 만큼이나 세상은 맑아졌을 것이라 믿어 진다. 온 법당에 고운 빛으로 가득 채우고 있는 다양한 등에도, 사실은 한눈에 눈길 끄는 크고 화려하여 등급을 짐작 할 수 있는 높은 탐욕의 등에 가려진 가난한 사람의 등은 이미 빛을 잃은 지 오래전이다. 요즘 사찰마다 경쟁적으로 진입로를 넓혀 찻길을 내고, 도량을 넓히고 높이는 불사가 한창이다. 경내에 모신 부처님의 크기로, 탑이나 석등의 규모로 절이 위세를 떨치려는걸 보면. 절을 찾는 사람이 찾고자 하는 속세와 피안, 고통과 구원, 미망과 깨달음에서 아슬아슬한 경계에 걸려 있는 듯하다. 가난하고 부족한 인간의 미욱함을 부처님의 한없는 넓은 가슴으로 품어주는 구원의 공간이 법당이며 인간 스스로도 자신을 마음껏 매질하는 구도의 현장이 법당라고. 그래서 ‘인간이 무릎을 꿇는 마지막 땅이 절이다’ 라는 선언이 귀에 아련해 진다. 그때처럼 가난한 여인이 밝혔던 '착한 등불'의 빛이 있던 이곳에서 무릎 꿇고 두 손 모은 나의 기도에도 지혜의 광명으로 다시 밝혀지길 바라며 무릎 꿇는다. ‘빈자1등’은 등불을 올리는 가난한 여인을 통해 남을 위한 보시란 어떤 물질을 갖고 하는가 보다는, 어떤 마음을 갖어야 함이 얼마나 중요 한지를 느끼게 하는 그림이다.
▮ 모아보는 빈자1등
<경흥사-경북 경산>
<법련사-경북 영천>
<보광사-전남 담양>
<심복사-경기 평택>
<용운사-경북 경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