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스승이 제자가 되다, 희운선사
희운선사는 중국 당나라 때 스님입니다.
그의 출가 스승은 고령이라는 스님이셨는데,
자신을 시봉하는 희운스님에게 때가 되면
마조선사에게서 가르침을 받아보라고 권했습니다.
그리하여 마조스님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마조선사는 이미 3일전에 입적하셨다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상심하다가,
마침 마조스님의 법통이 제자인 백장스님에게 전해졌다는 사실을 알고,
희운스님은 백장스님에게 배우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3년을 백장스님을 시봉하며 열심히 수행을 했습니다.
3년의 공부 끝에 희운스님은 큰 깨달음을 얻고
원래 스승이던 고령스님에게 돌아왔습니다.
"마조의 법이 어떠하던가?"
"제자가 박복하여 이미 대사께서 열반에 들어 법을 듣지 못했습니다."
고령스님은 그렇게만 알고는 더 이상 뒷일을 묻지 않았습니다.
하루는 고령스님이 목욕을 하면서 등을 밀어 달라고 했습니다.
희운스님은 고령스님의 등을 밀다가 갑자기 등을 탁 치면서,
"법당은 좋으나 부처가 없습니다."
"내 비록 영험은 없으나, 참 나를 찾을 줄은 아네."
희운스님은 깨달음의 문답을 던졌으나,
스승은 알아듣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또 하루는 고령스님이 선방에서 경전을 보는데
벌 한 마리가 날아 들어 왔다가 나가지 못하고
온 방안을 방황하는 것입니다.
희운스님이 또 선시를 읊었습니다.
"창문을 날아든 벌 창틀은 더듬어도
종이를 분별하지 못하니 어느 때에 빠져 가리."
그러나 고령스님은 그 뜻을 알지 못하고,
벌이 나가지 못하는 줄로만 알고는 문창호에 구멍을 뚫어주었습니다.
벌은 그 틈새로 붕 ~ 하고 날아가 버렸습니다.
"천안통을 열고 보니 벌은 날아 요지로 간다.
가는 소리 불법을 말하고 밝은 달이 햇불을 비추더라."
그제야 고령스님은 알아차렸습니다.
"네가 법을 얻어 왔구나."
하고 일어나 희운스님에게 큰 절을 했고,
스승이 곧 제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습니다.
그 말은 배움에 끝이 없다는 것입니다.
속담에 '여든 노인도 세 살 아이에게 배울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잘못입니다.
나를 헤치려는 원수에게도 배울 점이 있으면 배워야 합니다.
배움에 스승이 어디있고 제자라고 정해진 법이 어디에 있을까요.
인연 따라 가르침을 주는 모든 이들이 나에게 스승이 됩니다.
선재동자의 심정으로 모든 선지식을 찾아야 하는 것이
참된 수행자의 바른 공부 자세라 할 것입니다.
배움의 길에 지름길은 없습니다.
옛 고승의 전기만 보더라도 하루아침에 저절로 깨달음을 얻으신 분은 없습니다.
오랜 노력과 수행의 결과로 한 마음 바른 깨달음을 얻으신 것입니다.
차근차근 노력하는 것만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