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부모은중경 5편
마른 자리에 눕히고 진자리에 누우신 은혜 (회건취습은)
< 어머니 당신 몸은 젖은 자리 누우시고, 아기는 떠안아서 마른자리 눕히시네. 가슴의 두 젖으로 목마름을 채워주고, 고운 옷 소매로는 찬바람을 가려주네. 아기를 돌보느라 밤잠을 설치셔도, 아기의 재롱으로 큰 기쁨을 삼으시네. 오로지 어린 아기 편안할 것 생각하고, 자비하신 어머니는 불편함도 마다않네. >
곤히 잠이 든 아이의 옆에 어머니께서 항상 따라 다니는 큰 그림자처럼 누워 계십니다. 마른 옷 좋은 이불로 아이를 감싸, 편안한 잠자리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어버이의 날 다함께 부르는 '진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며'라는 가사는 『부모은중경』의 이 구절에서 나온 말입니다.
'등 따시고 배부르니 졸린다'고 했었나요. 자식의 목마르고 배고픔에 어머니는 젖을 먹여 달래주었고, 배부른 포만감 속에 아이는 곤히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새곤새곤 잠든 아이의 표정을 바라보지만 어머니의 얼굴에도 힘든 기색이 역력합니다.
아무리 아픈 통증에 시달리다가도 울다 지치면 잠이 듭니다. 그만큼 잠이 보약이라는 말인데, 억지로 잠을 못자는 것은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잠을 안 재우는 것은 옛날에는 고문으로도 존재했을 만큼 무서운 형벌입니다. 누구나 단 며칠만 잠을 못자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아이를 돌보느라 잠을 잊은 지 오래 되었습니다. 제대로 주무신 게 언제인지조차 기억나지가 않습니다. 어느새 깜빡 잠이 들만도 하지만, 어머니는 눈가에 몰려드는 피곤함을 물리치고 잠이 든 아이의 옆에 언제나 지켜주십니다.
그러다 가끔 아이가 옹알 이라도 한다손 치면, 눈가에 떨어지는 고단함은 신기하게도 금방 커다란 웃음으로 바뀌어 버립니다. 부모님의 보살핌은 오로지 어린 아이가 편안할 것만 생각하시기에, 어떤 불편함도 마다 않으십니다. 어쩌면 중생을 생각하는 자비하신 보살의 마음이 이와 같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