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마당 먼지를 쓸어 담는 스님
부처님 제자 가운데 '주리반특'이란 분이 있었는데, 그는 얼마나 멍청했던지 자기 이름마저 기억 못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다른 스님들에게서 항상 바보취급을 당하던 그는 스스로를 자책하다가 어느 날 부처님을 찾아가 호소했습니다.
"부처님, 저는 너무 바보여서 이곳에 더 있을 수가 없습니다."
"아니다, 주리반특아. 자신을 어리석다고 아는 사람은 결코 어리석지 않은 사람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시자, 순간 스님을 그만 두려고 했던 자신의 행동이 후회되기 시작했습니다.
"너는 어려운 설법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으니, 내가 한 가지만 가르쳐주마. 여기 빗자루가 있으니 이 빗자루로 매일 마당을 쓸어라, 그리고 마당을 쓸 때마다 '쓸고 닦아라!'고 반복해 말하면서 쓸도록 하여라."
하지만 그는 이 말조차도 외우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여러 제자들에게 일러주기를 길에서 주리반특을 만날 때마다 인사 대신에 '쓸고 닦아라!'라고 말해 주라고 당부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주리반특에게는 '쓸고 닦아라!'라는 소리와 함께 경내를 청소하는 일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십년이 지났습니다. 한때 그를 바보라고 놀리던 스님들도, 매일 같은 마음으로 청소와 수행을 하는 주리반특을 보면서 점차 경의심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의 성실한 모습이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존경심을 일으켰던 것입니다.
그리고 주리반특은 부처님의 말씀대로 하루도 쉬지 않고 쓸고 닦는 청소를 계속하는 중,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아, 사람도 마찬가지다. 마음속에 있는 먼지나 때를 닦아내는 게 중요한 것이다.'라고 깨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열심히 수행하여 마침내 아라한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주리반특 스님이 매일 마당을 쓸고 닦듯 우리도 우리 마음의 큰 마당을 매일 쓸고 닦아야 합니다. 청소란 조금일 때는 치우기 쉽지만, 미뤄두면 어렵다 못해 아예 할 생각조차 들지 않게 됩니다. 마음 닦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 속 먼지와 때가 짙어지기 전에 닦아내고 또 닦아내는 것이 비로소 마음 수행인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주리반특 스님에게 마당을 쓸며 깨우치라고 하신 것이 그런 이유이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