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심우도 [반본환원 (返本還源)]
반본환원 (返本還源)
< 본래의 자리에서 돌이켜보니 공치사에 지나지 않구나 차라리 당장에 귀머거리나 벙어리였다면
암자 가운데 앉아 암자 앞의 일을 보지 않을 것을. 물은 저절로 망망하고 꽃은 절로 붉구나.>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 그간의 일들을 돌아보니 헛된 노력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내 마음이 원래 청정한 것인데, 애써 소를 찾고 어렵게 길들여 흰 소로 만들었습니다.
자연이란 스스로가 있는 그대로 존재합니다. 마치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한가로운 산 속 절간에 머무르면서도 답답하다고 절간 문을 나선다면, 복잡한 세상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어리석다며 웃고 갈 노릇입니다.
벽화의 산수화는 번뇌와 망상이 끊어진 동자가 이제 자연과 하나된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삶을 그린 것입니다. 벽화를 보면 산은 산대로 수려하고, 물은 물대로 유유히 흘러 내립니다. 조금의 더함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그린 것은, 말하자면 조그만 번뇌에도 물들지 않은 참된 지혜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모두가 환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마음이 흔들리면 번뇌 망상을 일으키게 되므로, 보지 않으려면 차라리 앞 못 보는 장님이 더 낫겠다며 동자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억지로 세상을 바라보며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때에도, 이미 자연은 있는 그대로 물결은 잔잔하고, 내 두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에도 꽃은 그 본연의 색으로 산천에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우리가 미쳐 알아차리지 못했을 따름입니다. 관심觀心이 없어 마음을 바르게 살펴보지 못했을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