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심우도 尋牛圖 1.2편
- 우리가 사찰에서 벽화에서 자주 접하는' 소그림'을 보시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을 심우도라 하는데 그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심우 (尋牛)
- 견적 (見跡)
- 견우 (見牛)
- 득우 (得牛)
- 목우 (牧牛)
- 기우귀가 (騎牛歸家)
- 망우존인 (忘牛存人)
- 인우구망 (人牛俱忘)
- 반본환원 (返本還源)
- 입전수수 (入廛垂手)
심우도尋牛圖는 우리의 마음을 자유로운 들판의 야생 소에 비유해, 바른 마음을 찾아 수행하는 과정을 마치 소를 찾는 여행으로 표현한 그림입니다.
요즘은 '소'라는 동물이 그리 친숙하게 느껴지지 않을지 모르지만, 대대로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 소는 생활 그 자체였습니다. 따라서 심우도는 생활과 종교의 삶이 하나로 묶여, 언제 어디서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웠던 상황을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림의 제목은 '찾을 심尋'과 '소牛'자를 써서 '심우도'라고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본래성품인 불성佛性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본연의 모습을 회복해 가는 과정을 열 장면의 그림으로 표현했기에 십우도十牛圖라고도 불립니다. 검은 소가 조련되어 점차로 흰 소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마치 우리의 마음도 본래의 순백처럼 깨끗이 다듬어 지는 것 같습니다.
- 심우 (尋牛)
< 아득히 펼쳐진 수풀을 헤치고 소를 찾아 나서니 물은 넓고 산 먼데 길은 더욱 깊구나.
지치고 피로해서 찾은 길이 없는데 오로지 저녁 나뭇가지 매미 울음만이 들리네.>
첫 번째 장면은 소를 찾아서 집을 나선 상황입니다. 그림 속 동자의 손에는 고삐와 밧줄이 쥐어져 있습니다. 소를 찾아서 잡겠다는 궁리로, 숲속을 이리 저리 살피고 있는 동자의 마음이 잘 느껴집니다.
누구나 무엇을 처음 시작할 때는 그 방법을 잘 알지 못해도 열정만은 뜨겁습니다. 공부도 그렇고 수행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교에서는 그 처음을 발심수행發心修行이라고 합니다. 마음을 일으켰다는 것입니다.
심우는 이 발심의 단계입니다. 바른 마음을 찾고자 정진을 시작했지만,아직 본성이 무엇인지 모르더라도 반드시 찾아내겠다는 마음을 일으킨 것입니다. 다만, 동자는 마음 밖에서 마음을 찾아 헤매는 것임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도 알 수 없는 것인데, 아직 동자는 그런 이치를 모르고 있습니다.
심우도에서 소는 우리의 마음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동자는 소를 찾으려 마을을 나섰습니다. 따라서 심우란 외양간 문을 열어 젖힌 채 까맣게 잊어버리고, 뒤늦게야 사라진 소를 찾아 숲으로 들어가는 어리석은 중생을 비유하는 것입니다.
왜 소가 사라졌는지도 모르고 방황하는 상황, 나약하고 어리석은 인간이 소를 찾아 먼 산을 바라보는 모습을 통해 수행의 출발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 견적 (見跡)
< 물가 나무 아래 발자국 어지러우니 방초芳草 헤치고서 보는가, 못 보는가.
깊은 산 깊은 곳에 있을지라도 하늘 향한 그 콧구멍 어찌 숨기리.>
소를 찾아 숲을 헤매던 동자가 드디어 소의 발자취를 찾았습니다. 깊은 산 수풀에 숨어 있더라도 발자국을 남긴 이상 온전히 모습을 감출 수 없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수학문제도 공식만 이해하면, 응용문제도 곧 풀어낼 수 있습니다. 수행도 이와 같이 그 방법이 제시되면 믿고 그대로 실천할 때 그 끝에 진리가 드러나게 됩니다. 아직 진리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진리를 얻겠다는 일념으로 꾸준히 정진한 끝에 동자는 어럼풋이 길을 찾게 됩니다.
우리 속담에 '우물을 파도 한 우물만 파라'고 했습니다. 나무 아래 어지러히 놓인 발자국처럼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방황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방초를 헤치고, 풀숲 속에서도 제대로 잘 찾아보라고 한 것입니다.
이것은 수행의 첫 걸음에서 바른 견해인 정견正見을 의미합니다. 바른 견해를 가져야 나아갈 방향이 명확해지고, 바른 생각과 바른 수행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급한 마음에 아무 곳에나 땅을 판다고 우물이 샘 솟지 않습니다. 제대도 된 곳에 우믈을 파야 맑고 청량한 샘이 솟아오릅니다. 잘못된 곳에서 아무리 노력해본들 돌덩이만 계속 나올 뿐입니다.
소가 남긴 발자국을 찾았으니 놓치지 않고 잘만 따라간다면 소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가야할 방향이 정해졌다면 방황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