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징으로 보는 불교문화 2. 원(圓) - 일원상(一圓相)
보명
2026년 7월 14일
0회 조회
별점
AI 본문 낭독남성 AI
낭독 중인 문장이 주황색으로 표시됩니다배속
글자
간격
사찰의 벽화나 선화들에서 일원상을 흔히 볼 수 있다. 절대진리를 상징하는 원은 일원상으로 표현된다. 우주만유의 근본자리로 원이 표현되기도 하고 우주 그 자체로도 표현된다. 우주에 원만히 품어진 진리를 하나의 원으로 상징하는 것이다. 또 불보살의 마음자리, 일체 중생이 갖추고 있는 불성의 자리를 원으로 표현한다. 이는 나고 죽는 것, 오고 가는 것, 변화가 없이 여여한 것, 언어가 끊어진 곳과 선악의 분별이 사라진 경지등을 총체적으로 포괄하는 의미를 담는다. 선종에서는 특히 일원상을 진리의 표상으로 여기고 있다. 선화(禪畵)에서 원은 가장 일반적인 소재다. 어찌 보면 원상을 그리기는 쉽다. 그러나 그것은 오해다. 그냥 둥글게 선을 그려놓는다고 선화로서의 원상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우주법계의 모든 번뇌를 녹여버린 무상각(無上覺)의 선지가 배어 있어야 한다. 곽암(12세기)스님은 십우도(十牛圖)의 여덟번째 ‘인우구망(人牛俱忘)’ 부분을 이 일원상으로 표현했다. 동자가 소를 찾아 집으로 돌아와 소와 자신의 존재를 초탈하는 대목을 커다란 하나의 원으로 그린 것. 모든 존재의 초탈은 곧 번뇌의 초탈이다. 공(空)의 체득인 것이다. 물론 공의 자리를 표현한 일원상의 둥근 선은 의미가 없다. 선의 안과 밖이 모두 원이기 때문이다. 원 안의 세상과 밖의 세상을 구별하는데서 우리의 번뇌가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