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벽화이야기 - 부모은중경
- 자식을 잉태하고 지켜 주신 은혜 (회탐수호은)
< 여러 겁 지나오며 인연이 깊고 깊어, 이번 생 다시 만나 모태에 의탁했네. 날이 가고 달이 가서 오장이 생겨나고, 일곱 달에 이르러서 육정이 열렸어라. 어머니 몸 무겁기는 태산보다 무거우며, 가나오나 서로 앉고 바람조차 두렵구나. 아름다운 비단옷도 도무지 입지 않아, 단장하던 거울에는 먼지만 쌓여있네. >
모든 만남은 소중한 인연이라지만, 그 중에 부모자식간의 인연만큼 귀한 것도 없습니다. 흔히 옷깃을 스치는 인연이라는 말이 있지만, 부모와 자식으로 만나는 것은 8천생을 거치는 인연을 쌓아야 합니다. 우리가 부모님 몸에 태어난 인연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에 가깝습니다.
아기가 어머니의 몸 속에 온전히 자리하면, 점차로 오장과 육정이 생깁니다. 오장五臟은 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으로 우리 몸의 각종 장기를 말하며, 육정六精은 눈, 귀, 코, 입, 혀, 뜻으로 우리의 감각기관입니다. 즉 점차로 엄마의 몸 속에서 아기의 신체가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서서히 아기의 몸이 만들어지면서 자연히 어머니의 몸에도 변화가 찾아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몸이 불어나는 것이죠. 아기를 갖고 한 두 달이면 자궁이나 혈액, 양수 등 순수하게 아기의 성장만으로도 1kg에 가까운 체중이 늘어나게 됩니다. 다이어트와 운동으로 단지 1kg라도 감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해 본 사람은 잘 압니다.
그런데 몸무게가 늘어도 아기를 위해 다이어트도 격한 운동도 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혹시나 뱃속 아기가 잘못될까 노심초사하며 부는 바람도 조심조심하다 보니 신체활동은 점점 더 줄어듭니다. 그러나 영양소 섭취를 위해 꾸준히 먹어야하니, 몸은 더욱 무거워집니다.
어머니는 어느덧 여자로서의 마음은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이전에 입었던 멋스러운 옷들은 더 이상 입을 수 없고, 품이 넉넉한 옷만 찾습니다. 거울 앞에서 단장하는 모습은 사라지고, 아기를 위해 자신의 미美는 뒤로 한 채 오직 태교에만 관심을 두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